타이어 관리부실은 언제든 자동차 조종능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탑승자에 치명적 상해와 2차 사고 등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이에 각국에서는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의 장착을 의무화했다. 2007년 미국이 가장 앞섰고 2012년 유럽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 부분적 의무화를 거쳐 2015년 이후 모든 신차에 TPMS 장착을 의무화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관련 기술표준 검토를 마치고 2019년 신차부터 TPMS 장착을 의무화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년 내 글로벌 물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연 2000만대 규모의 신시장이 창출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에서의 신수요가 단번에 유럽(40%)과 미국(약 30%)의 글로벌 물량 수준으로 발생되는 것이다.
TPMS는 센서와 전자제어장치 등을 활용해 타이어의 공기압을 측정하고 이상시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장치다. 타이어의 공기압은 승용차를 기준으로 월 5% 정도 감소한다. 이에 따라 4개월만 관리를 하지 않아도 공기압의 약 20%가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에 변형이 일어 접지면적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마찰이 커지는 동시에 이상 발열을 일으킨다. 공기압 과다도 타이어의 마모를 촉진시키고 접지력을 감소시키지만 더 큰 문제는 공기압이 부족할 경우다.
공기압이 20% 부족할 경우 연비는 10% 감소하며 타이어의 수명은 약 30% 가량 줄어든다. 시속 160㎞ 이상의 고속주행에서 공기압이 적정 수준의 30%에 미달하면 타이어 표면에 진동 물결이 일다가 결국 타이어가 파손되는 스탠딩웨이브(Standing Wave)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TPMS는 크게 직접방식과 간접방식의 두 가지로, 적용 방식에 따라 부품 구성도 달라진다. 직접방식은 타이어 내부의 밸브부에 압력센서와 온도센서가 내장된 센서모듈을 장착한다. 각각의 타이어에서 측정한 데이터는 차량 내부에 위치한 전자제어장치(ECU)에 RF(Radio Frequency) 신호로 송신된다. 전자제어장치는 센서로부터 신호를 수신해 타이어의 공기압이 75% 이하로 낮아지거나 타이어 내부 온도가 섭씨 100도 이상 올라가면 계기판의 경고표시나 경고음을 울리는 방식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한다.
직접방식 TPMS는 매우 높은 수준의 내구성이 요구된다. 타이어 내부에 장착되는 센서는 영하 40도~영상 125도에 이르는 가혹 조건에서 센서의 배터리 교체 주기인 7~10년을 견뎌야 하며, 시속 180km의 속도까지 정상 작동해야 한다. 센서는 각종 계측 정보를 전자제어장치에 송신하는데 이 때 전자파 간섭에 대한 내성과 전자신호의 수신 성공률도 매우 중요하다.
간접방식은 제동장치의 차속센서가 각 바퀴의 회전 속도를 측정하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특정 바퀴가 공기압이 낮아질 경우 주행 중 유효반경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회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지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직접방식과 달리 타이어 내부에 장착하는 별도의 센서모듈이 없고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구 구성이 단순하다. 간접방식은 직접방식에 준하는 수준으로 응답성과 계측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1년 해외 주요 업체가 독점했던 직접식 TPMS를 국산화 한 후 2017년에는 간접식 TPMS의 양산에 성공했다. 간접방식은 지난해 4세대 전자제동시스템(MEB·MOBIS Electronic Brake)에 처음 적용한 뒤 차종 사양에 따라 본격적으로 공급 중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